화단 젤 앞에 자리 잡은 작은 채송화가 연신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한번 핀 꽃송이는 그리 오래가진 않지만 이내 곧 새꽃송이가 올라오기 때문에 한여름을 지나 가을까지도 내내 정원을 화려하게 꾸며준다. 이번 글은 채송화의 한살이 과정과 채종, 물꽂이 번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다.
1. 채송화의 한살이 과정과 채종
이른 봄부터 5월까지 파종시기에 맞춰 씨를 뿌리면 일주일정도만 지나도 초록색의 새싹이 올라온다. 씨앗의 크기가 워낙 작기 때문에 살살 흩어 뿌리고 광발아 하기 때문에 흙은 덮지 않는 것이 좋다. 두세 달 후 연신 가지 끝에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다. 태양이 강한 날은 하루정도 피었다가 지는 경우도 있으나 대개 이틀정도 피었다가 진다.
줄기를 들여다보면 잎은 뾰족하면서도 통통한데 잘라보면 온통 수분이다. 줄기 자체에 물을 많이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물을 많이 주지 않고 키워도 된다. 일단 뿌리내리면 정원에서는 따로 물 주기를 하지 않아도 잘 자란다. 반면에 과습에는 취약한 편이니 약간 건조하고 배수가 잘되는 토양에 심는 것이 좋다. 또한, 워낙 해를 좋아하는 식물이기 때문에 해가 잘 드는 곳에 심어야 한다. 그래야 꽃도 크게 맺히고 송이수도 여러 개로 늘어나 풍성한 꽃밭을 연출할 수 있다. 키가 다 커도 20센티미터 내외이기 때문에 화단 맨 앞줄에 심어야 한다.
실내에서 키울 때에는 배수가 잘되는 토양에 심되 해가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화분을 두어야 하며, 건조에는 강한 편이지만 물을 좋아하는 식물이기 때문에 겉흙이 다 마르고 나면 물을 듬뿍 주어야 한다.
씨를 뿌리고 두세 달이 지나면 가지 끝마다 꽃봉오리가 맺히기 시작하고 개화기간을 거치고 꽃이 시든 자리에는 봉긋하게 씨방이 맺힌다. 건조해서 마르고 나면 그 안에 까만 씨앗들이 무수히 많이 들어있다. 잘 털어 채종하여 보관해 두었다가 다음 해에 심거나 화단에 그대로 뿌려두어도 다음 해에 꽃을 볼 수 있다.
채송화의 한살이는 이렇게 꽃이 시들어 그 자리에 씨앗을 맺고 떨어지면서 끝이 나지만 그와 동시에 다음 해 그 자리에서 새싹을 틔우기 때문에 한살이가 다시 시작되며 되풀이된다.
2. 물꽃이 번식
채송화는 워낙 자연발아가 잘되기 때문에 노지 월동은 되지 않더라도 한번 심어 둔 땅에 씨앗이 떨어져 그다음 해에 그 자리에서 또 자라나기 때문에 정원에서의 번식이 수월하다. 그렇지만 씨앗으로 번식하는 방법 이외에도 다른 여러 가지 방법으로 번식이 가능하다. 쇠비름과의 식물이 다 그러하듯 빈 땅 아무 데나 꽂아만 두어도 뿌리가 잘 내려 삽목도 굉장히 잘되고 이보다 더 쉬운 방법으로 물꽂이가 있는데 줄기를 잘라내어 물에 꽂아 두면 뿌리가 잘 자라나 화단에 옮겨 심으면 바로 번식이 된다.
채송화는 나에게 있어서는 어렴풋한 어린 시절이다. 시골 여름 우리 집 앞마당 화단에는 언제나 채송화, 맨드라미, 봉선화가 피어 있었다. 이렇게 아련한 채송화가 요즘엔 더 다양한 색상과 겹꽃으로 시중에 나와 있다. 재래품종보다 워낙 꽃송이가 크고 화려해 아름답다. 겹꽃과 홑꽃을 적절하게 혼식해서 아름다운 채송화 꽃밭을 당신도 꾸며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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